그저 순수하게 존경하는 눈으로 날 바라보던 널
내가 널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너는 알고 있을까?
아니, 넌 몰랐겠지.
천천히 알아가는 것도 좋을 거야.
어린 시절부터 기사로서의 명예와 귀족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는 가문에 질려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건 그러한 것들이 아닌데...
자신만의 가치관과 생각을 버리지 않고, 번번이 가문과 충돌하다 보니 가문과 황실에서는 자신을 이단아 취급하였다.
그러한 자신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가문에서는 제명되었지만(오히려 고마웠다.), 자신의 능력을 놓치기에는 아까웠는지 황실에서는 자신을 내치지 않았다.
가문에서 제명당하기 전에는 가문에서 통근하는 형식으로 기사단에 출근하였지만, 현재로써는 머물 곳이 없기도 하고 연구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싫었기에 숙소에서 살기로 결정하였다.
1인 1실 일 거라 생각했던 숙소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2인 1실이었다.
누군가와 같이 방을 쓴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답지 않은 이유로 규율을 바꿀 수 없다는 단장의 확고한 의지에 배정받은 방이 있는 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숙소는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신이 배정받은 방도 3층에 있었다.
“...젠장”
그래도 밤하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 삼으며 자신의 방을 찾았다.
다행히 방은 계단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곳에 있었다.
“적어도 소음 때문에 깨는 일은 없겠군”
아무리 방음이 잘 되어있다고 할지라도, 층계참 오르내리는 소리는 거슬리기 때문에 피하고 싶었는데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방문에 걸린 룸메이트의 이름을 확인하였다.
310호 - [Alberto Loras]
[ ]
“알베르토라....”
평소 다른 이에게 관심이 없었기에, 이름만으로는 누구인지 떠올리기 힘들었다.
다행히 자신과 마찰이 잦았던 이들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지낼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빈 부분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310호 - [Alberto Loras]
[Dario Drexler]
“오호라?”
막상 이름을 적어놓고 보니 글자 수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별난 일도 다 있다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려고 했지만, 알베르토라는 룸메이트가 외출 중인지 잠겨 있었다.
숙소로 넘어오기 전 단장에게 받은 예비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가자 가지런히 정리된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방은 욕실과 베란다가 딸려있는 원룸 형식이었지만, 나누지 않아서 그렇지 두 방을 합쳐놓은 크기였다.
차라리 나눠서 한 사람당 방 하나를 쓰게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투덜거리며 방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방을 둘러본 결과 알베르토라는 이의 성격을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는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지, 모든 물건이 잘 정돈 되어 있었다.
“아아.. 꽤나 피곤해지겠네”
평소 연구를 하다 잠드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정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자신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메이드들에게 청소를 맡기는 것도 아니라 필요할 때만 간단하게 정리하는 정도가 다인 자신이었다.
방의 모습으로 보이는 방주인은 그런 자신의 생활을 보면 정리하라고 잔소리를 할 것이 분명한데...
“귀찮다..”
숙소에 오기 전, 단장에게 잔소리 들은 것도 있고 챙겨온 짐도 꽤 되었기에 더이상 움직이는 것은 사양이었다.
될 대로 되라는 마음에 비어있는 쪽 침대로 짐을 옮겼다.
챙겨온 짐을 대충 정리하고 방에 딸린 욕실에서 샤워까지 마치고 나오자, 어제 연구하느라 잠을 못 잔 탓인지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같이 지내게 될 룸메이트는 나중에 인사해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침대에 몸을 맡긴 채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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