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별이 밤하늘을 가득 메운 밤이었다.
처음으로 크루그먼과 로라스가 아닌, 다른 이와 둘이서 술을 마신다는 것에 웃음이 나왔다.
무뚝뚝한 네 녀석과 둘이서 술을 마시는 날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더 우스웠던 것 같다.
자주 가는 술집으로 가는 길, 어색해서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며 걸었다.
괜히 집으로 돌아가던 너를 붙잡은 게 아닌가 걱정이 되어, 넌지시 묻자 너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가장 안쪽 자리에 앉아 술과 안주를 시켜 한 잔, 두 잔,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꽤 여러 병의 술이 주변에 쌓여있었다.
술을 마시면 그 무뚝뚝한 성격이 좀 풀어질까? 싶었는데, 이 녀석도 크루그먼과 같이 술에 취하질 않았다.
“불공평하네 이거..”
“무엇이?”
“됐다”
대화는 많이 오가지 않았다.
나도 그렇고, 녀석도 그렇고...
그저 형식적인 대화가 오갔을 뿐
슬슬 위험하다 싶어 잔을 테이블에 놓았을 때, 그가 입을 열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최근 걱정이 돼”
“어떤 점에서?”
“가문의 일과 회사, 그 외 모든 것들”
가문의 속박이 싫어 벗어난 자신과 달리 스스로 가문에 속박된 녀석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버린 채, 제 동생들과 부모가 남긴 가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저 녀석을 알아주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수고했다. 짜식, 네 녀석이 노력하고 있다는 건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너무 무리하지 마라”
놀란 듯, 잠시 움찔거리더니 이내 고맙다고 작게 대답해오는 녀석의 모습이 귀여워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그만 웃으라는 듯, 검을 겨누는 녀석의 모습이 귀여워 한참을 더 웃었던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녀석과 나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다.
야근이 끝난 날이면 같이 술을 마시러 가거나(가끔 윌라드도 같이 간다.), 저녁 식사를 사준다며 자신을 이끄는 녀석을 따라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날도 생겼을 정도로..
귀여운 동생이 생겼다는 느낌으로 가끔 그 녀석의 검을 손질해주거나, 집에 초대해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퇴근하기 위해 책상 위를 검의 손질을 맡길 겸, 집에 들른다는 녀석의 말에, 같이 식사도 하자고 제안을 하였다.
간단하게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며 녀석이 올 시간에 맞춰 요리를 시작하기 시작하였다.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 아직 이른 시간 같은데, 기다려 봐라”
혹시 몰라 가스의 불을 끄고,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왔냐?”
“아아..”
살짝 눈웃음 짓는 녀석의 모습에 저 녀석이 저렇게 웃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해져서 그런가 보다 하고 부엌으로가 요리 하였다.
“잘 지냈나?”
“어제도 만났으면서, 뭔 헛소리야”
때마침 현관문으로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드렉슬러, 어제 부탁...”
“아아, 너무 여유를 부렸나?”
현관으로 들어오는 다이무스의 모습을 보고 무엇인가 틀렸음을 느낌과 동시에 소파에 앉아있던 그가 자신을 공격해왔다.
“너..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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