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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글] il crìmine (6)

2015. 6. 19. 03:01 | Posted by 아뮤엘

집에서 나온 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귀족 나으리께서 이런 서민적인 삶에 적응할 수 있느냐는 조직원들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별 무리 없이 적응하였다.

아니 적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자신의 일정에 맞춰 모든 것이 준비된 저택의 일상과 달리 이곳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먹을 것도, 입는 것도, 청소하는 것도...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했기에 어설픈 점이 드러났다.

그러한 모습을 주변에서 역시 도련님이네~라고 놀려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통과의례를 위해 여행길을 떠났었지만, 거의 돈으로 의식주를 해결할 때가 많았다. 거기다 노숙은 했어도 음식은 대부분 산 것이었다.

그때는 가문에서 돈을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틀리다.

자신은 저택에서 스스로 나온 몸이었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형을 찾아가야 하지만, 자신은 형을 만날 용기가 없다.

그래서 저택에서 나올 때 가지고 온 돈은 최대한 아껴야 했다.

매주 일정한 날마다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나 청소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요리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 먹으면서 버티자니, 매 끼니 음식을 밖에서 해결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요리를 하는 것을 배워야 했다.

칼질은 그나마 손에 익어 괜찮았지만,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손이 데기도 하고, 음식을 태우는 건 기본이었다.

그런 자신을 보고 나이오비와 트리비아가 가르쳐 주겠다며 도와주었다.

다행히 익히는 것이 빨라 배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들의 자유 시간을 쪼개 요리를 알려 준 그녀들이 고마워 도움이 되고자 그녀들이 임무로 나갔을 때, 조직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되었다.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 자신이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아이들은 자신을 잘 따라주었고 나이오비나 트리비아도 안심하고 임무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 뒤로, 시간이 더 흐르고 연합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자신에게도 임무가 내려졌다.

그리 대단한 임무는 아니었지만, 겉으로는 평화로운 시대이기에 다른 이들에게 주어지는 임무도 엇비슷했기 때문에 간단하게 일을 끝내고 자신의 새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연합으로 돌아가는 길, 과자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을 저일테지만, 연합의 아이들이 생각나 들려 두 손 가득 과자를 사고 말았다.

연합에 도착하자 결 좋은 금발을 곱게 양갈래로 묶은 소녀가 자신을 맞이하였다.

“아찌 돌아와쪄?”

“꼬맹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나비언냐가 아찌 금방 돌아온다고 해쪄”

“혼자서 심심하지는 않았고?”

자신을 기다렸다는 꼬마의 말에 기특해서 들고 있던 과자 봉투 중 하나를 꼬맹이에게 안겨주었다.

“선물이다 꼬맹아”

“엘리가 까까먹고 싶어하는 거 어떻게 아라쪄?”

“오빠는 다 알고 있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고 들어가자고 하자 아직 어린애한테는 무거웠는지 봉투를 들고 휘청거린다.

“어쩔 수 없네~ 이리 오셔”

휘청거리며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꼬마를 한 손으로 안아 들고 연합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로 들어서자 무슨 과자를 이렇게 많이 사 왔느냐고 빼앗는 나이오비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익숙해 진 건가?

이제는 정겹게 들리는 나이오비의 잔소리와 트리비아와 루이스의 싸움소리, 그런 그들을 사이에 껴서 말리는 토마스의 모습까지

저택에 있을 때는 그렇게도 싫어하던 것들인데...

“어이 그만들 좀 싸우셔, 애들이 보고 배운다구~ 아니면 영웅 나리께서 바람이라도 피셨나?”

“이글!!”

동시에 자신을 째려보는 연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저렇게 사이가 좋으면서 왜 저리 싸우는지 안 그래 꼬맹아?

웃으며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자 꼬맹이는 모르겠다는 듯 갸우뚱거린다.

“아찌, 나비언냐가 엘리에게 다시 까까를 돌려주까?”

아 그게 아니었구나 우리 꼬맹이에겐 과자가 더 중요했지

“나중에 오빠랑 몰래 사러 갈까?”

“웅!!”


이곳에서의 하루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저택에서의 지낸 시간을 순간이지만 잊을 정도로

이렇게 당신도 잊어가겠지

이른 나이에 가주가 된 지라, 검을 쓰는 사람답지 않게 피와 철 냄새 대신 몸에 배어든 잉크의 향과 듣기 좋은 묵직한 저음도 천천히...

짙게 깔린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환하게 비추는 달이 눈에 들어왔다.

형.. 형은 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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