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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벨져] curiosità - 上

2015. 6. 23. 23:27 | Posted by 아뮤엘

호기심이었다.

자신이 동양인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는..

가문의 사업으로 인해 평소 일본이라는 동양의 나라와 거래가 오갔기에 그들의 생김새라던가, 문화가 신기해 형제들 몰래 동양에 대해 공부를 하기도 했었다.

특히 아기자기한 그들의 생김새를 보며 동양인들은 남녀 가리지 않고 다 아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혼자 동양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던 어느 날, 그런 자신을 눈여겨보시던 아버지가 이번 일본 방문에 동행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아버지에게 들켰다는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그들의 삶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처음으로 본 동양의 풍경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처음 보는 복식과 건물들..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들이 워낙 작다 보니 거인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식사하기 위해 들린 음식점에는 나이프와 포크가 아닌, 젓가락? 이라는 신기한 도구가 놓여있었다.

가는 막대기 두 개로 음식을 집어 먹는 그들의 모습이 신기해 따라 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시던 아버지께서는 작게 미소를 지으시더니 사용하는 방법을 천천히 가르쳐 주셨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성공한 젓가락질에 기뻐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고, 아버지는 그런 자신이 귀엽다는 듯이 쓰다듬어주셨다.

그렇게 기나긴 첫 여행을 마치고 아버지와 다시 둘이서 올 것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평생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었다.

그 뒤로, 통과의례를 다녀오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동양에 대한 관심을 뒤로하게 되었다.

아니 잊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세뇌를 걸며 자신에게 내려진 임무를 계속해나갔다.


제레온 경의 부탁을 지키기 위해 조사를 하던 어느 날, 막내동생에게서 연락이 왔다.

‘잠시 연합에 들리셔’

다른 설명 없이 자신이 있는 곳에 들리라는 동생의 말에 어이가 없었지만, 오랜만에 동생의 얼굴이라도 볼까 싶어 오랜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여긴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소녀가 자신을 맞이하였다.

“언니는 누구야?”

“언니가 아니다...”

“우웅.. 이쁘게 생겼눈데”

“혹시 여기에 이글이라는 사람이 있나?”

“이글 아찌?”

“아아, 혹시 괜찮다면 불러줄 수 있겠나?”

“우웅, 아라쪄”

금발의 작은 소녀에게 부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막내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이야, 작은 형”

“아아”

“자리를 옮길까?”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자 근처 카페로 자신을 이끌었다.

오랜만에 만난 막내동생은 자신과 키가 비슷해져 있었다.

그 곱던 얼굴에는 흉터까지 생겨있었고, 어깨 언저리에 있던 머리도 꽤 많이 길어있었다.

새삼 자신이 가족에게 너무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새삼스럽게 왜 이러셔?”

“아니 그냥”

자신의 손길을 자연스레 피하고 안쪽자리에 자리 잡는 동생을 따라 앉아 음료를 주문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음.. 꽤 좋은 차를 쓰는 모양이야”

“형은 입맛이 까다로우니까”

작게 어깨를 으쓱이는 동생의 모습에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곁에 있어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편지로는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꽤 오랜 시간이 흘러있었다.

이런 걸 이야기하기 위해 자신을 부른 건 아닐 텐데...

“큰형이 말이야~”

“그래서 나를 부른 이유에 대해서 물어도 될까?”

큰 형의 실수에 대해 조잘거리는 동생의 말을 끊고 본론을 묻자 동생은 웃으며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형 혹시 그랑플람에 대해서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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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io

2015. 6. 20. 12:32 | Posted by 아뮤엘

밤하늘 가득한 별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너의 모습이 떠올랐다.

강하고, 그 누구보다 빛나는 나의 별

사랑한다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가는 실같이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사람들의 관계를 바라보며, 혹시 우리의 관계도 한순간에 끊어질까...

조금이라도 더 오래, 너의 곁에서 머물고 싶다는 나의 욕심에 내 마음을 억눌렀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하는 나의 별아

부디 울지마

나는 네가 행복한 얼굴로 웃어주면 그걸로 만족하니까

그러니까 살아남아 웃는 얼굴을 나에게 보여줘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도록 해"

"그럴 수는 없다"

"나는 괜찮다고 말했잖냐, 봐 상처도 그리 크지 않아"

"그렇다고 동료를 버리고 갈 순 없네"

위에서 내려온 지시에 로라스와 같이 미리 잠입했던 동료가 전해준 물건만 받아왔으면 되는 간단한 임무였다.

로라스는 따분한 임무라며 차라리 그 시간에 연구를 하는 거라는 자신의 말에 웃으며, 그래도 왕이 내린 임무니 다녀오자고 자신을 이끌고 접선장소로 향하였다.

분명 물건만 받고 돌아오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는데....

"나는 괜찮으니까, 먼저 가. 곧 뒤따라 갈 테니까"

"그런 거라면 내가 남겠..."

"형님 못 믿냐? 금방 따라간다니까?"

걱정되는지 자꾸 뒤돌아보는 너의 모습에 당장이라도 가서 껴안고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젠 서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괜찮은 척 웃어주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네가 시야에서 사라짐을 확인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나?"

아아, 검은 옷을 입어서 다행이다.

지쳐서일까, 피를 너무 흘려서일까

시야가 흐려져 가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만, 그래 조금만 쉬자


벽에 기대어 애창을 끌어안고 눈을 감고 있는데, 이쪽을 향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추격대인가"

멀리 도망가지 못했겠지

어차피 이 몸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

그렇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막아야겠지

네가 조금이라도 멀리 도망칠 수 있도록

심한 상처는 대충 응급처치를 한 뒤,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창에 기댔다.

만약... 아주 만약에 살아 돌아가게 된다면 깨끗하게 손질해줄게, 그러니 조금만 더 함께해줘

얼마나 지났을까?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한 발걸음이 점점 커지더니 멈추었다.

"버려진 건가?"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에게 말을 건네왔다.

"그럴 리가 자진해서 남았지"

씨익 웃으며 대답하자 남자는 자신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

"훔쳐간 물건은 어디 있지?"

"......"

"보아하니 상처도 깊어 보이는데 살려주지, 너도 소중한 사람들이 있잖나?"

자비를 베풀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남자의 말을 들으며 창을 들었다.

"하...하핫,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존재가 없어서 말이야"

"그런 몸으로 맞서겠다는 건가? 미쳤군"

"이 천재님에게 불가능은 없어"

남자의 눈짓에 뒤에 있던 이들도 무기를 들어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혼자서 이 많은 인원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 수 있다면야..


"하...하하..."

겨우 멎었던 피는 상처가 터져 피가 흘러내렸고, 몸에는 상처가 가득하였다.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전투는 자신의 승리로 끝났다.

자신이 치명상을 입었다고 생각한 상대가 방심한 것이 컸다.

곳곳에 생긴 피 웅덩이와 시체들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애창을 지팡이 삼아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얼마쯤 걸었을까

흐릿한 시야 속으로 들어오는 나무에 기대어 앉았다.

멀리 도망쳤을까?

자신을 두고 떠나면서 걱정하던 그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마지막으로 본 것이 그의 웃는 얼굴이 아닌 걱정에 가득 찬 얼굴이라 아쉬워졌다.

이렇게 헤어지게 될 것을 알았으면, 그와 좀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건데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이젠 정말 마지막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아, 네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약속... 못 지키게 되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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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글] il crìmine (6)

2015. 6. 19. 03:01 | Posted by 아뮤엘

집에서 나온 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귀족 나으리께서 이런 서민적인 삶에 적응할 수 있느냐는 조직원들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별 무리 없이 적응하였다.

아니 적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자신의 일정에 맞춰 모든 것이 준비된 저택의 일상과 달리 이곳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먹을 것도, 입는 것도, 청소하는 것도...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했기에 어설픈 점이 드러났다.

그러한 모습을 주변에서 역시 도련님이네~라고 놀려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통과의례를 위해 여행길을 떠났었지만, 거의 돈으로 의식주를 해결할 때가 많았다. 거기다 노숙은 했어도 음식은 대부분 산 것이었다.

그때는 가문에서 돈을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틀리다.

자신은 저택에서 스스로 나온 몸이었다.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형을 찾아가야 하지만, 자신은 형을 만날 용기가 없다.

그래서 저택에서 나올 때 가지고 온 돈은 최대한 아껴야 했다.

매주 일정한 날마다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나 청소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요리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사 먹으면서 버티자니, 매 끼니 음식을 밖에서 해결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요리를 하는 것을 배워야 했다.

칼질은 그나마 손에 익어 괜찮았지만,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손이 데기도 하고, 음식을 태우는 건 기본이었다.

그런 자신을 보고 나이오비와 트리비아가 가르쳐 주겠다며 도와주었다.

다행히 익히는 것이 빨라 배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들의 자유 시간을 쪼개 요리를 알려 준 그녀들이 고마워 도움이 되고자 그녀들이 임무로 나갔을 때, 조직의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되었다.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 자신이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아이들은 자신을 잘 따라주었고 나이오비나 트리비아도 안심하고 임무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 뒤로, 시간이 더 흐르고 연합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자신에게도 임무가 내려졌다.

그리 대단한 임무는 아니었지만, 겉으로는 평화로운 시대이기에 다른 이들에게 주어지는 임무도 엇비슷했기 때문에 간단하게 일을 끝내고 자신의 새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연합으로 돌아가는 길, 과자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갔을 저일테지만, 연합의 아이들이 생각나 들려 두 손 가득 과자를 사고 말았다.

연합에 도착하자 결 좋은 금발을 곱게 양갈래로 묶은 소녀가 자신을 맞이하였다.

“아찌 돌아와쪄?”

“꼬맹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나비언냐가 아찌 금방 돌아온다고 해쪄”

“혼자서 심심하지는 않았고?”

자신을 기다렸다는 꼬마의 말에 기특해서 들고 있던 과자 봉투 중 하나를 꼬맹이에게 안겨주었다.

“선물이다 꼬맹아”

“엘리가 까까먹고 싶어하는 거 어떻게 아라쪄?”

“오빠는 다 알고 있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고 들어가자고 하자 아직 어린애한테는 무거웠는지 봉투를 들고 휘청거린다.

“어쩔 수 없네~ 이리 오셔”

휘청거리며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꼬마를 한 손으로 안아 들고 연합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로 들어서자 무슨 과자를 이렇게 많이 사 왔느냐고 빼앗는 나이오비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익숙해 진 건가?

이제는 정겹게 들리는 나이오비의 잔소리와 트리비아와 루이스의 싸움소리, 그런 그들을 사이에 껴서 말리는 토마스의 모습까지

저택에 있을 때는 그렇게도 싫어하던 것들인데...

“어이 그만들 좀 싸우셔, 애들이 보고 배운다구~ 아니면 영웅 나리께서 바람이라도 피셨나?”

“이글!!”

동시에 자신을 째려보는 연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저렇게 사이가 좋으면서 왜 저리 싸우는지 안 그래 꼬맹아?

웃으며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자 꼬맹이는 모르겠다는 듯 갸우뚱거린다.

“아찌, 나비언냐가 엘리에게 다시 까까를 돌려주까?”

아 그게 아니었구나 우리 꼬맹이에겐 과자가 더 중요했지

“나중에 오빠랑 몰래 사러 갈까?”

“웅!!”


이곳에서의 하루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저택에서의 지낸 시간을 순간이지만 잊을 정도로

이렇게 당신도 잊어가겠지

이른 나이에 가주가 된 지라, 검을 쓰는 사람답지 않게 피와 철 냄새 대신 몸에 배어든 잉크의 향과 듣기 좋은 묵직한 저음도 천천히...

짙게 깔린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환하게 비추는 달이 눈에 들어왔다.

형.. 형은 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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