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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무드렉] coscienza -上-

2015. 6. 30. 17:55 | Posted by 아뮤엘

내가 좋아하는 별이 밤하늘을 가득 메운 밤이었다.

처음으로 크루그먼과 로라스가 아닌, 다른 이와 둘이서 술을 마신다는 것에 웃음이 나왔다.

무뚝뚝한 네 녀석과 둘이서 술을 마시는 날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더 우스웠던 것 같다.

자주 가는 술집으로 가는 길, 어색해서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며 걸었다.

괜히 집으로 돌아가던 너를 붙잡은 게 아닌가 걱정이 되어, 넌지시 묻자 너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가장 안쪽 자리에 앉아 술과 안주를 시켜 한 잔, 두 잔, 주고받다 보니 어느새, 꽤 여러 병의 술이 주변에 쌓여있었다.

술을 마시면 그 무뚝뚝한 성격이 좀 풀어질까? 싶었는데, 이 녀석도 크루그먼과 같이 술에 취하질 않았다.

“불공평하네 이거..”

“무엇이?”

“됐다”

대화는 많이 오가지 않았다.

나도 그렇고, 녀석도 그렇고...

그저 형식적인 대화가 오갔을 뿐


슬슬 위험하다 싶어 잔을 테이블에 놓았을 때, 그가 입을 열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최근 걱정이 돼”

“어떤 점에서?”

“가문의 일과 회사, 그 외 모든 것들”

가문의 속박이 싫어 벗어난 자신과 달리 스스로 가문에 속박된 녀석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버린 채, 제 동생들과 부모가 남긴 가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저 녀석을 알아주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수고했다. 짜식, 네 녀석이 노력하고 있다는 건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너무 무리하지 마라”

놀란 듯, 잠시 움찔거리더니 이내 고맙다고 작게 대답해오는 녀석의 모습이 귀여워 자신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그만 웃으라는 듯, 검을 겨누는 녀석의 모습이 귀여워 한참을 더 웃었던 것 같다.

그 날 이후로 녀석과 나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다.

야근이 끝난 날이면 같이 술을 마시러 가거나(가끔 윌라드도 같이 간다.), 저녁 식사를 사준다며 자신을 이끄는 녀석을 따라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날도 생겼을 정도로..

귀여운 동생이 생겼다는 느낌으로 가끔 그 녀석의 검을 손질해주거나, 집에 초대해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퇴근하기 위해 책상 위를 검의 손질을 맡길 겸, 집에 들른다는 녀석의 말에, 같이 식사도 하자고 제안을 하였다.

간단하게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며 녀석이 올 시간에 맞춰 요리를 시작하기 시작하였다.

똑똑-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 아직 이른 시간 같은데, 기다려 봐라”

혹시 몰라 가스의 불을 끄고, 현관으로 가 문을 열었다.

“왔냐?”

“아아..”

살짝 눈웃음 짓는 녀석의 모습에 저 녀석이 저렇게 웃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친해져서 그런가 보다 하고 부엌으로가 요리 하였다.

“잘 지냈나?”

“어제도 만났으면서, 뭔 헛소리야”

때마침 현관문으로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드렉슬러, 어제 부탁...”

“아아, 너무 여유를 부렸나?”

현관으로 들어오는 다이무스의 모습을 보고 무엇인가 틀렸음을 느낌과 동시에 소파에 앉아있던 그가 자신을 공격해왔다.

“너..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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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렉로라] attaccamento -2-

2015. 6. 29. 01:32 | Posted by 아뮤엘

얼마 전, 새로 습득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훈련장에 남아 수련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저녁이 되어있었다.

공용 샤워실에서 대충 몸을 씻어내고, 근처 샌드위치 집에 들러 배를 채운 뒤 숙소로 들어오니 어느 덧 9시가 넘어가는 시간이 되어 있었다.

가문에서 나와 이곳에서 생활한 지도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다.

주변에서는 자신이 잘 지낼 수 있을까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음식이야 사 먹으면 되는 일이었고, 그 외에는 딱히 달라진 점이 없어 별문제 없이 이곳에서의 삶에 적응해나갔다.


어느 새 도착한 자신의 방문 앞에 서니, 자신의 이름 밑에 낯익은 이름이 보였다.

‘다리오 드렉슬러’

아마 용기사를 배출해온 명문가의 자제라고 주변의 시샘을 받았지만, 그의 기이한 행동에 모두가 꺼렸다.

용기사로서의 훈련보다는 연구하는 것이 좋다며 훈련을 피하는 그를 보며 모두가 낙하산, 또는 돌연변이라며 뒤에서 욕했었다.

자신도 처음에는 그런 그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보다 이른 시각에 훈련장에 도착하게 되었다.

다른 이들이 오기까지 2~3시간이나 남았었기에, 간단히 체력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기었다.

훈련장과 가까워질수록 아무도 없어야 정상인 훈련장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굴까? 궁금한 마음이 앞섰지만, 그의 훈련을 방해하기는 싫어 조심스레 나무 뒤에 숨어 지켜보았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흘렀을까, 땀에 범벅된 몸을 이끌고 샤워실로 향하는 뒷모습을 몰래 따라갔다.

자신의 철칙과는 어긋되는 행동들이었지만, 그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몰래 따라간 샤워실에서 열려있는 락커를 보고 통해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다리오 드렉슬러’


그 뒤로 그와 만날 기회가 없어 친해지지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그와 친해질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조심스레 문을 열기 위해 키를 넣고 돌리자,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인지 그냥 열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비어있던 침대 쪽에 곤히 잠든 다리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짐을 풀다 잠이 든 것인지 무방비한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대충 방안을 정리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누군가가 방 안에 있다는 사실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몰려오는 수마를 맞이하였다.


다음 날, 잠에서 깬 드렉슬러는 기지개를 켰다.

오랜만에 푹 자서 그런지, 한 번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평소와는 다른 풍경에 자신이 집을 나왔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몇 시쯤 되었을까 하고, 시계를 보니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평소 저택에서 기사단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찍 일어났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이래서 버릇이 무섭다니까”

작게 투덜거리고 씻기 위해 욕실로 향하는데 비어있던 침대에 누군가가 잠들어있음을 확인하였다.

“아...이 녀석이었나?”

짙은 고동색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기사의 본보기라며 유명한 녀석이었다.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아, 그런 녀석이 있구나 정도로 넘겼는데, 자신과 룸메이트였다니..

자기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귀찮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며 욕실에 들어가 간단하게 씻었다.

씻고 나와 훈련을 하기 위해,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문밖으로 나서려는데 누군가 자신의 팔목을 잡았다.

“....어디가나”

낮게 깔린 목소리가 자신의 뒤에서 들려와 돌아보니 잠에서 덜 깬 듯한 얼굴을 한 그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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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다무] tritone -上-

2015. 6. 28. 22:36 | Posted by 아뮤엘

푸르던 하늘은 어느새,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얼추 결제가 완료된 서류들을 정리하고 테라스로 나가니 상쾌한 바람이 자신을 맞이하였다.

안은 오랜만에 돌아오는 막내동생 때문에 파티 준비로 분주했다.

“3년 만이던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오겠다고 막내동생이 성을 벅차고 나간지도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다.

처음에는 그런 동생이 걱정된다며 작은동생이 막내동생 몰래 사람을 붙였었지만, 알아챈 막내동생이 화를 내었다.(편지 한가득 작은동생을 나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울적해 하는 둘째를 위해 막내에게 자주 편지를 써달라고 하여, 둘이 편지를 주고받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일도 있었다.


올해로 17살이 되었을까...

동생의 나이를 곱씹으며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몸에 좋지 않다며 말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어린 나이에 가주가 되고 복잡한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자연스레 손을 대게 되었다.

입안에 퍼지는 씁쓸한 향에 길게 내뱉으며, 저물어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동생이 돌아온다는 것은 좋았지만, 과연 그게 좋은 일일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조금 있으면 성인식을 치르게 될 테고, 동생은 좋던, 나쁘던 주변의 시선을 받게 될 것이다.

자신이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탐욕스러운 주변인들이 그를 가만히 냅둘까?

‘홀든’이라는 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차라리 동생이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다 가문의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길 바랐다.

그런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막내동생은 이번 여행을 마지막으로 성에서 머물 것이라고 편지를 보내왔다.

이를 어찌해야 될까...

작은동생은 빠르게 황실 친위대에 들어가 자신의 삶을 개척하였지만, 막내동생은...

그 아이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자신이 잘 지켜 줄 수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오는 탐욕에 물든 서류들을 상대하고 있노라면, 아버지는 어떻게 이러한 일들을 처리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맘 편하게 털어놓을 사람도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셨을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더욱 입이 썼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보다는 적이 많은 이 자리에서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하염없이 타들어 가는 담배를 끄고, 집무실로 들어오니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라”

“담배 피웠어?

얼굴을 찡그리며 다가오는 작은동생의 모습을 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아아.. 무슨 일이냐?”

“파티 준비 끝났는데, 아무래도 책임자인 형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리고 담배는 그만 끊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내가 알아서 조심 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

작은동생의 머리를 쓰다듬고 파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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