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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다무] Pomodoro

2015. 7. 31. 05:14 | Posted by 아뮤엘

“편식은 좋지 않다고 했거늘. 먹어라”
“아 싫다고~ 사부나 드셔”
요즘 제철이라 그런지 맛좋게 익은 토마토를 먹기 좋게 잘라 내놓으니 제 제자는 싫다며 떼를 쓰고 있었다. 영양 성분이 많아 성장기인 제 제자에게는 좋은 것이 틀림없는데 제 마음은 알기나 하는 건지 한숨이 나왔다. 일단 아이가 토마토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중요했다. 영양소가 파괴되긴 하지만 맛은 좋아 아이들이 잘 먹는다는 방법을 이용하기로 했다. 먹기 좋게 자른 토마토를 그릇에 넣고 설탕에 재워 냉장고 안에 넣었다. 수련이 끝나고 돌아와 단 것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한 번 먹어보라고 다시 시도하기로 하고 아이를 이끌고 수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회사에 출근했더니, 문제가 생겨 업무에 지장이 있어 오늘 하루는 일을 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고민을 하다 발걸음을 옮겼다. 익숙한 골목을 지나 저택으로 들어갔다. 수련을 갔는지 굳게 닫힌 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갔다. 거실로 발걸음을 옮겨 제 겉옷과 가방을 소파 위에 놓고 그대로 욕실을 향했다. 찐득한 더위에 땀을 별로 흘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끈적거렸다. 옷을 벗어 젖지 않게 선반 안에 넣고 물을 틀어 샤워를 하였다. 평소 자신이 쓰던 세면도구 대신 그가 쓰는 것들로 쓰니 제 몸에 그의 향이 배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샤워를 마치고 수건을 둘러 중요 부위만 가려 나왔다. 입고 온 옷을 입으려니 찜찜해져 옷을 빨래 바구니에 넣고 익숙한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성격을 보여주듯 깔끔하게 정리된 방에 작게 미소를 지으며 옷장 문을 열어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들이지만, 그와 함께 지낸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그와 공유하는 것도 많아졌다. 이렇게 그의 집에서 그의 물건을 쓰는 것도 제집에서 제 물건을 사용하듯이 익숙해지기도 했고. 샤워로 뽀송뽀송해진 피부를 다시 끈적거리게 하고 싶지 않아 에어컨을 켰다. 슬슬 그가 돌아올 시간이기도 했고. 아침을 허술하게 먹은 탓인지 출출해졌다. 뭔가 먹을 것이 없나 싶어 냉장고를 여니 각종 먹거리가 잘 정돈되어 있었다. 티엔은 바로바로 요리를 해먹는 스타일이다 보니 음식보다 음식재료가 더 많았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도중 그릇 안에 담긴 토마토가 눈에 들어왔다. 그가 오면 같이 점심을 먹을 것이 분명한데 간단하게 배만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꺼내 식탁 위에 놓고 앉아 하나 집어 먹었다.

“.....!” 

달다. 설탕에 절여 놓은 것인지 달달함이 입안에 맴돌았다. 너무 달다. 하지만 싫지는 않아 느릿하게 하나씩 집어 먹었다.

“사부는 진짜 사람이 아닌가 봐"

"사람이다만”
“사부가 사람일리 없어. 안 그럼 이런 날씨에 하나밖에 없는 제자를 이렇게 굴리냐고!!”
아.. 그러고 보니 매우 덥군”
“진짜 사람새낀가
혀를 차는 제자를 뒤로하고 문을 열기위해 열쇠를 꽂아 돌렸다. 잠겨 있어야 할 문이 열려있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낯익은 구두가 눈에 들어왔다.
“회사에 있어야 할 시간일텐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왔나?”
부엌에서 들리는 소리에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토마토를 집어 먹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토마토?
“어, 형씨 놀러왔....”
“......”
“무슨
문제라도 있나?”
제 제자도 그가 먹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는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단 건 싫다고 한 거 같은데. 맛있다는 듯 오물거리며 먹는 그의 모습이 새로워 제자와 둘이서 멍하니 서서 그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정작 본인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토마토를 집어먹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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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quietud -下-

2015. 7. 31. 04:18 | Posted by 아뮤엘

어느새 도착한 철문 앞에 서서 숨을 가다듬었다. 충격에 떨렸던 손을 꽉 쥐고 문을 열었다. 감옥 안에 들어가자 침대 위에서 손발이 묶인 채 명상을 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에 문신만 없지, 헤이와 같은 얼굴이었다.
“....싱
?
감겨 있던 눈이 뜨며 싱이라는 클론을 찾는 그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 갔다.
흐응~ 너구나? 그가 신경 쓰고 있다는 아이가”
“......”
“그렇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실례잖아.”
“컥”
화가 났다. 그의 관심을 받고 있으면서도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그 사실을 깨닫고 있지 못했다. 나는 그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그는 한낱 클론 따위에게 관심을 가지는 거지? 화가 났다. 그래서 그를 닮은 얼굴을 제 발로 차버렸다. 대답을 피하는 클론에게 화가 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에 대한 원망일까. 힘없이 쓰러지는 그를 바라보다 근처에 있는 의자를 들고 그의 얼굴이 보이는 곳에 놓고 앉았다.
“그건 그렇고 정말 닮았네, 그와”
“......”
정말이지
똑 닮은 얼굴. 그의 유전자를 기초로 해서 만들었기에 고통에 눈을 찌푸리는 얼굴마저 사랑스러웠다. 조심스레 얼굴을 쓰다듬으며 제 속내를 내뱉었다.
“그거 알아? 너의 존재만으로도 위협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게.. 무슨?”
당황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래 알 리가 없지. 그의 몸 위에 이불을 덮고 이불을 치우지 못하게 그 위에 누웠다. 헤이는 이 남자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설마 그에게 반한 건가? 그럼 나는 이제 버려지는 건가. 꿈틀거리는 남자의 행동이 제 생각을 방해하였다.
“그 상태로 있어. 네 얼굴을 보면 좀 힘들 것 같거든
“내 존재만으로도 위협된다는 것이 무슨 말이지?”
“말 그대로야.”
“......하....”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남자를 뒤로하고 생각을 정리하였다. 실험이 끝나고 잊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클론을 주시하고 있던 헤이. 그리고 우연인 듯 자신에게 보고된 클론에 대한 보고서. 마틴이 그 재단에 있었던 것은 우연이었나? 그를 재단에서 빼 오는 과정도 너무 수월했다. 아니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실험.. 그래 클론 실험 때도 너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마치 이미 짜여 있었다는 듯이 모든 일이 진행되었다.그럼 자신에게 보고된 클론에 대한 조사도 제가 헤이에게 말하길 원해 일부러 올린 것인가? 누구지? 누구..? 떠오르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었다.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확인하고 싶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길 만을 바라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쉿. 목소리 낮춰주세요. 제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그가 알면 안 되니까요”
아...”
“그리고
충격에 동요하고 있다는 건 알겠지만, 정신 차려줄래요? 다 들려요”
아.. 잠시 눈을 감고 애써 마음을 추슬러 그에게 제 속내가 들키지 않도록 하였다. 가까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그를 쳐다보니 웃으며 아직 닫히지 않은 문을 마저 닫았다.
“그래서 네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아아, 헤이씨를 만나러 왔어요. 겸사겸사 그가 잘 지내나 확인하러 왔는데 당신이 있었던 거죠”
“...읽었나
?”
“다 좋은데, 묻지 않는 편이 좋을걸요?”“어째서지?”
“당신도 이미 알고 있잖아요. 아마 그걸 묻는 순간 당신과 그의 관계가 비틀리지 않겠어요?”뭐 저는 그편이 더 좋지만. 작게 말을 덧붙이는 그의 모습이 얄미워 주먹을 쥐었다.
“폭력은 좋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이곳에 왔다는 것은 헤이씨에게 비밀입니다?”
“하나만 묻지. 네가 그랑플람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아. 그건 비밀이에요. 그럼 전 이만”
생긋 웃으며 지하를 빠져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벽에 기대 주저앉았다.
“이제 난 어떡하면 좋지. 응? 헤이,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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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quietud -中-

2015. 7. 31. 03:34 | Posted by 아뮤엘

그의 집무실에 들어가니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심스레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는 쿡쿡 웃음소리를 내며 몸을 반쯤 돌렸다. 웃음기 가득한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자 그가 제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끌어당겨 그의 무릎에 앉게 하였다.

“왔나?”

“응. 잘 지냈어?”“그렇게 말하니 새삼 미안해지는군. 너야말로 잘 지냈나, 바이?”“으응~ 어떨까?”

토라졌다는 듯 볼을 부풀리며 얼굴을 돌리자 잘못했다며 제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태도에 서운했던 마음이 풀렸다. 요 며칠 못 봤을 뿐인데 수척해진 듯한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준비했던 것을 말했다.

“헤이.. 혹시 우리가 예전에 실험했던 거 기억나?”

“아아.. 클론이었나?”

“응. 그 클론 중 하나가 헤이처럼 기운을 나누어 분신을 만들었다는 정보가 들어왔는데.”

어때 흥미롭지 않아? 그의 품에 부빗거리며 말을 이으니 그는 고민하는 듯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다 이내 대답하였다.

“그 클론의 이름은?”“티엔 정이라고 중국에 보냈던 클론이었나 봐”

“아아...”

생각났다는 듯 웃으며 그래, 그럼 그 클론들을 다시 데려와서 연구해볼까? 라고 대답했다. 나는 작게 끄덕이고 오랜만에 안긴 품을 즐겼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마침 티엔이라는 자가 있는 곳에 마틴이 있었기 때문에 마틴을 이용해 수월하게 그를 빼 올 수 있었다. 지하 감옥에 가두어 놓고 그에 대해 한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를 데려오기 위한 작전을 짜기 위해 헤이와 한동안 계속 붙어있었고, 데려온 이후 그에 처우에 관한 문제로 계속 붙어있었으니까. 그저 그가 같이 있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래. 그러던 어느 날, 임무로 인해 자리를 비운 헤이의 방에서 서류 봉투를 발견하였다. 꽤 묵직한 서류 봉투를 보아하니 한 두 장도 아닌 여러 장의 서류뭉치가 들어있는 듯하였다. 절대 방에서 일을 하지 않는 그였기에 궁금해졌다. 어떤 문제이길래 방에서까지 일하는 거지? 조심스레 서류 봉투를 들어 안에 있는 내용물을 꺼내 읽었다. 그리고 후회하였다. 읽지 말걸. 서류는 꽤 오래된 것부터 최근 것까지 시간별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가장 최근의 서류를 들어 읽었다. 낯익은 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클론? 설마.. 다른 서류를 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제 눈을 의심하며 모든 서류를 읽었다. 다리에 힘이 빠졌다. 당장에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지만,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텼다. 쌓여있던 서류는 다 티엔이라는 클론에 대한 서류였다. 그가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접촉하였는지 상세히 적혀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정리해 서류봉투에 넣고 지하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꿈이길 바랐지만. 하지만 꿈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에. 그 잘난 얼굴이 보고 싶었다. 제가 사랑하는 이의 관심을 온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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