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도착한 철문 앞에 서서 숨을 가다듬었다. 충격에 떨렸던 손을 꽉 쥐고 문을 열었다. 감옥 안에 들어가자 침대 위에서 손발이 묶인 채
명상을 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에 문신만 없지, 헤이와 같은 얼굴이었다.
“....싱?
감겨 있던
눈이 뜨며 싱이라는 클론을 찾는 그의 모습에 가까이 다가가 갔다.
“흐응~ 너구나? 그가 신경 쓰고 있다는 아이가”
“......”
“그렇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실례잖아.”
“컥”
화가 났다. 그의 관심을 받고 있으면서도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그 사실을 깨닫고 있지 못했다. 나는 그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그는 한낱 클론 따위에게 관심을 가지는 거지? 화가
났다. 그래서 그를 닮은 얼굴을 제 발로 차버렸다. 대답을 피하는 클론에게 화가 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에 대한 원망일까. 힘없이
쓰러지는 그를 바라보다 근처에 있는 의자를 들고 그의 얼굴이 보이는 곳에 놓고 앉았다.
“그건 그렇고 정말 닮았네, 그와”
“......”
정말이지 똑 닮은 얼굴. 그의 유전자를 기초로 해서 만들었기에 고통에 눈을 찌푸리는 얼굴마저 사랑스러웠다. 조심스레 얼굴을
쓰다듬으며 제 속내를 내뱉었다.
“그거 알아? 너의 존재만으로도 위협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게.. 무슨?”
당황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그래 알 리가 없지. 그의 몸 위에 이불을 덮고 이불을 치우지 못하게 그 위에 누웠다.
헤이는 이
남자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설마 그에게 반한 건가? 그럼 나는 이제 버려지는 건가. 꿈틀거리는 남자의 행동이 제 생각을 방해하였다.
“그 상태로 있어. 네 얼굴을 보면 좀 힘들 것 같거든”
“내 존재만으로도 위협된다는 것이 무슨
말이지?”
“말 그대로야.”
“......하....”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남자를 뒤로하고 생각을 정리하였다.
실험이 끝나고 잊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클론을 주시하고 있던 헤이. 그리고 우연인 듯 자신에게 보고된 클론에 대한 보고서.
마틴이 그 재단에 있었던 것은 우연이었나? 그를 재단에서 빼 오는 과정도 너무 수월했다. 아니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실험.. 그래 클론 실험 때도 너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마치 이미 짜여 있었다는 듯이 모든 일이 진행되었다.그럼 자신에게 보고된 클론에 대한 조사도 제가 헤이에게 말하길 원해 일부러 올린
것인가? 누구지? 누구..? 떠오르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었다.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확인하고
싶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길 만을 바라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쉿. 목소리 낮춰주세요. 제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그가 알면 안 되니까요”
“아...”
“그리고 충격에 동요하고 있다는 건 알겠지만, 정신 차려줄래요? 다 들려요”
아.. 잠시 눈을 감고 애써 마음을 추슬러 그에게 제 속내가 들키지 않도록 하였다. 가까스로 마음을 가다듬고 그를 쳐다보니 웃으며 아직 닫히지 않은 문을 마저 닫았다.
“그래서 네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아아, 헤이씨를 만나러 왔어요. 겸사겸사 그가 잘 지내나 확인하러 왔는데 당신이 있었던 거죠”
“...읽었나?”
“다 좋은데, 묻지 않는 편이 좋을걸요?”“어째서지?”
“당신도 이미 알고 있잖아요. 아마 그걸 묻는 순간 당신과 그의 관계가 비틀리지 않겠어요?”뭐 저는 그편이 더 좋지만. 작게 말을 덧붙이는 그의 모습이 얄미워 주먹을 쥐었다.
“폭력은 좋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이곳에 왔다는 것은 헤이씨에게 비밀입니다?”
“하나만 묻지. 네가 그랑플람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아. 그건 비밀이에요. 그럼 전 이만”
생긋 웃으며 지하를 빠져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벽에 기대 주저앉았다.
“이제 난 어떡하면 좋지. 응? 헤이,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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