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집무실에 들어가니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심스레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는 쿡쿡 웃음소리를 내며 몸을 반쯤 돌렸다. 웃음기 가득한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자 그가 제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끌어당겨 그의 무릎에 앉게 하였다.
“왔나?”
“응. 잘 지냈어?”“그렇게 말하니 새삼 미안해지는군. 너야말로 잘 지냈나, 바이?”“으응~ 어떨까?”
토라졌다는 듯 볼을 부풀리며 얼굴을 돌리자 잘못했다며 제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태도에 서운했던 마음이 풀렸다. 요 며칠 못 봤을 뿐인데 수척해진 듯한 그의 얼굴을 조심스레 쓰다듬으며 준비했던 것을 말했다.
“헤이.. 혹시 우리가 예전에 실험했던 거 기억나?”
“아아.. 클론이었나?”
“응. 그 클론 중 하나가 헤이처럼 기운을 나누어 분신을 만들었다는 정보가 들어왔는데.”
어때 흥미롭지 않아? 그의 품에 부빗거리며 말을 이으니 그는 고민하는 듯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다 이내 대답하였다.
“그 클론의 이름은?”“티엔 정이라고 중국에 보냈던 클론이었나 봐”
“아아...”
생각났다는 듯 웃으며 그래, 그럼 그 클론들을 다시 데려와서 연구해볼까? 라고 대답했다. 나는 작게 끄덕이고 오랜만에 안긴 품을 즐겼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마침 티엔이라는 자가 있는 곳에 마틴이 있었기 때문에 마틴을 이용해 수월하게 그를 빼 올 수 있었다. 지하 감옥에 가두어 놓고 그에 대해 한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를 데려오기 위한 작전을 짜기 위해 헤이와 한동안 계속 붙어있었고, 데려온 이후 그에 처우에 관한 문제로 계속 붙어있었으니까. 그저 그가 같이 있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래. 그러던 어느 날, 임무로 인해 자리를 비운 헤이의 방에서 서류 봉투를 발견하였다. 꽤 묵직한 서류 봉투를 보아하니 한 두 장도 아닌 여러 장의 서류뭉치가 들어있는 듯하였다. 절대 방에서 일을 하지 않는 그였기에 궁금해졌다. 어떤 문제이길래 방에서까지 일하는 거지? 조심스레 서류 봉투를 들어 안에 있는 내용물을 꺼내 읽었다. 그리고 후회하였다. 읽지 말걸. 서류는 꽤 오래된 것부터 최근 것까지 시간별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가장 최근의 서류를 들어 읽었다. 낯익은 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클론? 설마.. 다른 서류를 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제 눈을 의심하며 모든 서류를 읽었다. 다리에 힘이 빠졌다. 당장에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지만,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텼다. 쌓여있던 서류는 다 티엔이라는 클론에 대한 서류였다. 그가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접촉하였는지 상세히 적혀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정리해 서류봉투에 넣고 지하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꿈이길 바랐지만. 하지만 꿈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에. 그 잘난 얼굴이 보고 싶었다. 제가 사랑하는 이의 관심을 온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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