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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2015. 7. 31. 22:52 | Posted by 아뮤엘

나는 항상 꿈을 꾼다. 모든 전쟁이 끝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사는 것을. 어린아이들에게 업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괜찮은 척 지친 몸을 이끌고 전쟁터로 나선다.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 적의 몸에서 흩날리는 피를 덮어쓰고 전쟁터에서 돌아오면 제 몸 깊숙이 밴 피 냄새가 아이들에게 밸까 싶어 아이들을 피해 방으로 가 피 냄새가 가실 때까지 씻고 또 씻었다. 새하얀 피부가 붉어질 때까지 씻고 나오면 제 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린아이들이 안겨왔다. 해맑은 얼굴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힘들었던 것도 잊을 수 있었다. 이 아이들을 지킬 수 있다면, 이 아이들이 전쟁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건 자신만의 생각일 뿐, 연합의 높으신 분들은 아이들의 능력을 전쟁에 이용하길 원했다. 아이들의 능력은 강력해서 전쟁에 참여하게 되면 분명 승기는 자신들 쪽으로 기울 것이 분명했다. 적들도 그것을 알고 있으므로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전쟁을 피하고 싶었다. 이 전쟁의 뒤에서 가장 이득을 볼 이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자신의 말을 믿는 이는 없었다. 유일한 사건의 증인이 될 수 있는 제 형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형의 부상과 명왕의 양녀인 앨리셔 습격 사건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깊었던 골이 폭발해 두 조직 간의 전쟁을 알렸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정해진 인원이 싸운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그렇게 일정 시간이 지날 때까지 싸우고 나면 그날의 전쟁이 끝난다. 전쟁이 끝나면 부상자를 이끌고 가 치료를 하고 괜찮은 자는 다음 날도 나가고 심한 자는 부상을 치료하며 다음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솔직히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싸우고 싸웠는데도 불구하고 승패가 결정되지 않았다.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전쟁이 의미 없는 전쟁이라는 이야기까지 떠돌았다. 조직원 중에서도 지친 이들이 많아 이 의미 없는 전쟁을 끝내자는 건의도 많이 했지만, 그 의견은 무시되기수였다. 상부에서는 이 전쟁을 서로에 대한 적개심보다는 자존심 싸움으로 생각해 불씨를 끌 생각을 하지 않았다. 


조직원들은 그런 상부에 반박하다 지쳐 떨어져 나가거나 조금이라도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좀 더 개발하는 등 여러 부류로 나누어졌다. 다른 조직원들이 물었다. 힘들지 않냐고. 첫 전투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매 전쟁에 참여한 자신을 주변에서는 대단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때마다 뭐~ 이 정도는 이 이글 홀든 님에게는 별거 아니지! 라고 말했지만 사실 연이은 전투로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견뎠다. 제가 아이들 대신 전쟁터에서 싸우기로 약속했기에 자신이 쓰러지면 아이들을 전쟁터에 내보낼 것이 뻔했기에 힘들지만 견딜 수 있었다. 


실컷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잘거리다 지쳤는지 제 방 침대에서 잠이 든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도 눈을 감았다. 내일도 전쟁터에 나가기 위해서 체력을 조금이라도 더 비축해야 했으니까. 눈을 감고 속으로 빌었다. 내일은 전쟁이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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