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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샹바레] mancanza

2015. 5. 6. 10:48 | Posted by 아뮤엘
이탈리아의 바닷가를 낀 작은 마을
그곳이 나의 고향이었다.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외부인이 찾아오는 건 서너 달에 한 번 정도가 끝인 그런 마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외부에서 차 몇 대가 들어왔다.
어른들이 말하길 도시에서 이사 온 가족이라고 하였다.
당시 도시인들은 샌님에 재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기에 친구들과 나는 그 집을 피해 다니곤 했다.
나와 같은 또래의 아이가 있다며 친하게 지내보라는 부모님의 말씀은 한 귀로 흘려보내고 친구들과 놀기만 하였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시간이 흘러 겨울이 되었다.
그 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는데, 그날도 눈이 소복이 쌓여 놀기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섰다.
오늘은 북쪽 숲에서 놀아야지란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북쪽 숲은 자신의 비밀장소로 아는 사람은 또래 중에 자신밖에 없었다.
혼자서 만의 시간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에 들떠 장소에 도착했다.
무엇을 하고 놀까 고민을 하는데 작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오늘 어른들은 축제 준비로 바빠 올 사람이 없을 텐데 산 짐승인가?
잔뜩 긴장하여 소리가 난 곳으로 조용히 다가갔다
그곳에는 새하얀 요정이 존재하였다.
"..안녕?"
자신도 모르게 나간 인사에 새하얀 요정이 놀랐는지 눈을 크게 떴다가 작은 목소리로 안녕이라고 답해왔다.
곱슬진 새하얀 머리, 그리고 동화에서 나올법한 예쁘장한 얼굴
이름도 여자아이 같아서 처음에는 놀리기도 했지만 그날 이후로 자신과 요정은 동네에서 소문난 단짝이 되어 항상 같이 다니고 노는 사이가 되었다.
나이가 먹어서도 변치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답답한 마음으로 찾아온 고향은 변한 것 없이 기억 속 그대로였다
기억을 더듬어 자신의 비밀장소로 찾아갔다.
오래 걸리지 않아 도착한 장소는 자신들이 놀던 어린 시절보다 더 무성해진 나무와 풀들을 제외하면 변한 것이 없었다.
혹시 그것도 남아 있을까?
머릿속을 스치는 기억의 파편에 한 나무 앞에 서서 흔적을 찾는다
아아...남아 있었구나
리키와 영원히 친구로 지내길!
자신은 쑥스럽다며 쓰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친구는 이렇게라도 쓰고 싶다며 돌로 서툴게 나무에 새기었다.
자신을 향해 항상 환하게 미소 지으며 손을 내밀던 너는 이제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난 아직도 이렇게 널 기다리고 있는데 넌 어디에 있는지..
다시 돌아와 줘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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