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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01 Mi amor
  2. 2015.05.13 estrella

Mi amor

2015. 6. 1. 03:10 | Posted by 아뮤엘

“..으음...”

얼마나 잠이 들었던 것일까?

억지로 몸을 일으키자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일어나셨나요, 비에르노?”

“아아... 넌가? 내가 얼마나 잔 거지?”

"약 일주일 정도 일까요?“

남자는 목이 마를 테니 마시라는 듯 물이 든 컵을 건넸다.

비에르노는 남자가 건넨 컵을 받아 물을 마셨다.

일주일이라면 꽤 오래 잔 것임이 분명한데 물이 매끄럽게 목을 타고 넘어갔다.

“일주일이나 잔 것치고는 몸 상태가 최상인데?”

“이곳의 기술력을 너무 무시하시네요”

“아아...돌아왔었지”

“당신이 연극에 빠져 돌아오지 않아서 저희가 개입을 하게 되었으니 반성해주세요.”

아아 삐졌구나, 이 녀석?

짜증을 내며 말하는 눈앞의 금발 머리는 마틴이라는 사내로 자신이 속한 조직의 보스에게 심취한 상태였다.

분명 자신이 보스에게 더 신임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질투하는 것이리라.

애초에 보스와 자신의 관계는 마틴이 생각하는 것처럼 상하관계가 아니라 평등한 관계였지만

“누구씨께서 기억을 잘 조작한 덕분에 그리된 걸 어찌하겠어?”

“..큭...그건”

“그러니까 서로 좋게 넘어가자고”

분하다는 듯이 입술을 깨무는 마틴의 모습에 비에르노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건 그렇고 똑같이 생겨서 헷갈렸을 텐데 용케 날 알아봤군”

“인정하기 싫지만, 기억을 조작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읽히지 않았거든요”

“아아, 기억을 조작당했어도 나는 천재니까 말이지”

그것 때문에 더 열 받았었군

기억을 조작당한 상태라 무방비해진 자신의 기억을 잃으려다 실패한 것이 분명하였다.

자신과 릭, 보스인 헤이의 관계에 대해서 예전부터 부러워했으니까

자신들을 잇는 그 연결점을 알아보려고 했겠지

이 세계로 넘어오기 전, 헤이에게 생각을 읽히지 않도록 배웠고, 그것을 몸에 익혀 숨을 쉬듯이 자연스럽게 하라는 그의 말을 명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무의식중에도 그 능력을 발휘하여 그가 기억을 읽지 못하게 한 것이리라


내가 잠들어 있던 동안 별다른 일은 없었나?”

“릭씨가 찾아왔었습니다. 헤이씨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셨던 것 같은데... 그것 외에는 딱히?”

“이곳의 나는 어떻게 되었지?”

“다른 사람들과 같이 기억 조작을 하였습니다. 별다른 점은... 아, 당신이 차고 다니던 가죽 팔찌를 대신 끼고 다니던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자기 자신에게 정이라도 들었던 겁니까?”

“알았으니 이만 재단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때?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의심받는다”

비꼬듯 말하는 마틴을 돌려보낸 뒤, 창문을 열고 창가에 기대어 앉았다.

어둠이 녹아든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들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마틴이 말이 생각났다.

자신의 존재를 잊고 지냄이 분명한데, 자신이 두고 온 가죽 팔찌를 착용하고 있다니

가죽 팔찌를 착용하고 덥다고 짜증을 내는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이 들었다인가?”

이곳에서는 연을 만들지 않기로 마음먹었건만...

하늘의 별은 그를 떠올리게 하였고 자연스레 그와의 추억이 하나둘 떠올랐다.

틱틱 짜증을 내면서도 힘들 때면 가장 먼저 자신을 찾아와 기대던, 반쯤 장난으로 시작한 유희에 휘말려 상처만 입고 이제는 그 기억조차 잊고 지낼 너의 모습이 그리워졌다.

만나러 가고 싶어도, 지난번 일 때문에 더 이상의 외출은 금지된 상태라 불가능하였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비에르노는 이내 입가에 진한 미소를 띠운 채 창가의 문을 닫고 침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만날 수 없다면 데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아무리 기술이 좋다고 할지언정 일주일 만에 몸을 움직여서 그런지 피로가 몰려왔다.

“조만간 다시 만나길, Mi a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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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rella  (0) 2015.05.13

estrella

2015. 5. 13. 00:17 | Posted by 아뮤엘

맑은 새벽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들을 보고 있자면 너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의 장난에 짜증을 내면서도 다 받아주는 사랑스러운 나의 작은 별
나와 같은 모습을 하고 하는 행동들을 지켜볼 때면 귀여워서 무심코 괴롭히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그것도 힘들겠지

내가 아무리 힘들고 고통 받는 일이 있어도

너만은 행복하길 바라



다른 능력자들과 달리 우리는 일란성 쌍둥이같이 똑같은 얼굴, 이름,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서로의 존재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저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한다니 기가 막혔다.
이 세계는 얼마나 더 자신을 놀랍게 하려는 건지
웃음밖에 안 나왔다.
우리를 보고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보니 내가 가죽 팔찌를 차는 것으로 우리 둘의 차이를 두었다.
사람들은 가죽 팔찌의 유무로 너와 나를 구분하기 시작했고, 나름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었다.

잿빛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메운 어느 날이었다.
우리가 안타리우스의 실험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똑같은 외형에 이름, 기억을 가졌다는 것이 가장 큰 증거라며 둘 중 하나가 복제되었다는 것이었다.
아니 둘 다 복제된 생명체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나왔고 동료과 사람들은 그 소문을 의심 없이 믿고 경계하기 시작했다.
기분 참 엿 같았지만 반박을 할 수도 없었다.
소문을 접했을 때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안타리우스가 벌여놓은 일들 탓에 우리에 대한 주변 인식이 좋지 않았다.
속되는 우리를 향한 비난과 의심의 눈초리에 점점 지쳐가기만 했다.
나 하나 떠나서 해결될 문제라면, 그것으로 네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떠났다가 혹시 너에게 불똥이라도 튈까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은 흘러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식재료를 사러 외출했던 네가 돌아오던 길, 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범인은 안타리우스에게 연인을 잃은 남자라고 하였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실험체라면 자신들도 피해자 아닌가?
왜 우리만 이렇게 당해야 하는 거지?
우리가 당신들에게 무슨 피해를 줬다고 이렇게 외면당하고 공격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상처를 치료받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든 너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머리가 차가워졌다.
섣불리 대응하게 되면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우리에게서 등 돌린 이들에게, 이 상황을 만든 이들에게 복수 할 수 있을까?
아니 지금 복수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해야 내가 너를 지킬 수 있을까?
그때였다. 그 남자가 손을 내민 건 
이 상황을 바꾸어 주겠다며, 복수할 힘을 주겠다고
평소라면 거부했겠지만, 그 강렬한 유혹에 손을 붙잡고 말았다.

그는 내가 이곳을 떠남과 즉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소문과 관련된 일들을 지워주겠다고 말했다.
아니, 그들에게서 나라는 존재를 잊게 하는 것이었지만...
나라는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을 남겨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내 물건들을 정리하니 얼마 되지 않았다.
떠나기 전, 자고있는 네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상처 부위의 아픔은 좀 가셨는지, 세상 모르고 잠이 든 너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
이제 널 다시 볼 일은 없겠지
만약 다시 만나게 된다 해도...넌..
저려오는 가슴을 안고 끼고 있던 팔찌를 빼내어 그의 왼쪽 팔에 살짝 입을 맞추고 팔찌를 채워주었다.
너와 함께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 두고 가고 싶진 않았지만, 이제 나라는 존재를 잊게 될 너에게 나라는 흔적을 남기고 싶었으니까
밖에서 빨리 나오라는 듯 재촉하는 작은 종소리가 들렸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에게 조심스레 입을 맞추었다.
안녕 사랑하는 나의 작은 별
부디 더는 상처받지 말고 행복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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