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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6.25 opportunita'

opportunita'

2015. 6. 25. 23:33 | Posted by 아뮤엘

당신을 잃는다는 의미가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소.

내가 좀 더 내 감정을 빨리 깨달았다면...

당신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이렇게까지 후회하지 않았을까?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달빛을 닮은 은발에 바다를 머금은 벽안

오만하고 자존심 강한 벨져라는 남자를 알아가면서 누군가와 같이 여행하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여행의 목적지인 루사노로 향하던 어느 날, 밤하늘을 바라보며 당신이 말했었지.

소중한 것은 항상 가까이 두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잊기 쉽다고, 잃고 나서 그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후회한다고..

그 날의 당신의 얼굴은 잊을 수 없었다.

당신의 눈에 담긴 그 아련함은 누굴 향한 것인지, 마음속에 담긴 이는 누구인지..

궁금하였지만, 차마 묻지 못했던...

당시에는 목적지가 같은 동행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말자는 마음에 묻지 못하였지만...

목적지에 도착해 그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커다란 문이 존재하였고 자신에게는 멀리서 기다려 달라며 혼자 문을 향해 다가갔다.

조용히 읊조리며 문으로 다가가는 그의 모습에 문의 정체가 궁금해 근처에 기대어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그가 조심스레 문을 손으로 만지자, 그의 몸이 문에 닿은 부분부터 천천히 입자화가 되어 사라져 갔다.

비현실적인 상황에 놀라 그를 향해 다급히 몸을 일으켜 달려갔지만, 그는 허탈하다는 듯이 웃으며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전하려했지만,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빨라 전해지지 않았다.

거짓말 같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옆에 있던 그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광경을 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 이건 악몽이야.

그것도 아주 지독한 악몽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았지만, 그가 있던 장소에 놓인 두 자루의 칼이 꿈이 아님을 말하고 있었다.

그저 같이 여행을 다녔던 동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 텐데, 당신을 잃고 느낀 이 지독한 상실감은, 뒤늦게 깨달은, 피어나지도 못한 채 져버린 내 마음은...

실성한 사람처럼 두 자루의 검을 끌어안고 앉아있었다.

그래.. 저 문이.. 원흉이다..

저 문을 만지면 그를 만날 수 있어

조심스레 문에 손을 뻗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팔을 붙잡았다.

“놓으시오!”

“눈앞에서 사람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거든”

“그건 당신의 사정이지”

검은색 로브를 입은 장신의 남자는 문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비키는 게 좋을 텐데”

여차하면 능력으로 제압해야겠다는 생각에 일어서 남자를 노려보았다.

“이런 상황을 만든 이에 대해 복수 하고 싶지 않나?”

“그게 무슨....”

“나도 잃었거든. 당신처럼”

“.....”

“복수를 하는 건 어때? 소중한 것을 빼앗아간 세계에게”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텐데”

“그와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해도?”

남자의 말은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았다.

거절해야 한다는 것은 머릿속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벨져와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

다시 만나서, 자신의 마음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한 말을 들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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